2. 금강경의 가르침
(1) 금강경의 의의
『金剛經』은 금강반야경(金剛般若經) 또는 금강반야바라밀경(金剛般若波羅密經)이라고도 하는데, 짧고 매우 인기 있는 대승불교 경전으로 한국불교의 대표적 양대 종파인 조계종과 태고종의 소의경전이기도 하다. 산스크리트어 원전의 이름은 ‘Vajracchedika- Prajñāpāramitā-Sūtra’로서 그 뜻은 사실 직역하면 『벽력(반야바라밀)경』이라고 해야 한다. 특히 동아시아에서 널리 읽히고 있는 이 경은 비구와 보살(붓다가 될 사람)들의 모임에서 설법주(說法主)인 부처님과 질문자인 제자 사이의 대화 형식으로 되어 있다.
석가모니 당시의 근본불교에 대해 논하려 하면서 굳이 대승경전인 금강경을 내가 먼저 들고 나오는 이유는 금강경의 지혜를 빌림으로서 싯타르타의 본모습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싯다르타를 석가모니라 칭하는 이유도 바로 그가 아뇩다라삼략삼보리(阿耨多羅三藐三菩提)인 무상정등각(無上正等覺)을 깨친 자이기 때문이다. 이 반야를 최초로 명료하게 제시한 경전이 바로 이 『金剛經』이라는 희대의 지혜서인 것이다. 물론 팔정도의 처음이 바로 정견(正見)으로 시작하지만 대승의 보살의 육바라밀의 궁극은 바로 반야 즉 지혜, “쁘라기냐(
prajñ)가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금강경에 나타난 지혜 즉 반야란 무엇인가? 그것이 곧 부처의 삼법인(三法印) 중의 가장 궁극적 법인(法印)이라 할 수 있는 제법무아(諸法無我)에 대한 가장 심오하고 보편적인 규정이다. 『金剛經』이야말로 무아(無我)의 가장 원초적 의미를 규정한 대승의 가르침인 것이다. 따라서 당연히 불법의 창시자인 싯다르타에 대한 직접적인 정견과 그의 지혜를 바로 밝혀보는 것은 바로 불법의 진수에 다가가는데 꼭 필요한 일임은 자명한 것이다.

〈금강경〉은 실체 없는 현상세계의 성질에 대해 다음과 같이 강조한다. "거대한 천상의 구(球) 속에 별·어둠·빛·신기루·이슬·거품·번개·구름이 나타났다가 꿈과 같이 사라지듯이, 개체로 나타나는 모든 것은 이렇게 생각해야 한다." 대부분의 짧은, 후기의 〈반야바라밀경〉에서와 마찬가지로 개념이 논의되거나 설명되지 않고 대담하게 서술되는데, 종종 어떤 것과 그것과 반대되는 것을 동일시하는 등 인상적인 역설을 사용하기도 한다. 이러한 표현형식은 정신적인 깨달음은 초월적인 이성에 의존한다는 이 경의 주제를 강조한다. 부분적으로 이러한 이유에서 〈금강경〉은 정신적으로 선(禪)에 가장 가깝게 접근할 수 있는 산스크리트 경전으로 보통 생각되고 있다. 예로부터 〈금강경〉을 강의하는 사람이 많았으나, 특히 선종(禪宗)에서 육조혜능(六祖慧能) 이후 소의경전(所依經典)으로 중시하고 있다.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에는 가장 중요한 구마라집의 한역을 빼먹고 다섯 가지라고 되어있는데, 분명 틀린 것임을 지적해 둔다. 그리고 위 여섯 가지 한역본도 판본이 또 수없이 많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이렇게 백과사전에도 가끔 틀린 내용이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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